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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동반자 정신이 필요한 클라우드 서비스”

기사승인 2019.09.16  04: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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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권 기준, 이제 시장 열리는 단계…“경쟁보다 협력” 절실

금융권 클라우드 도입이 확산일로다. 

지난 2018년, 전자금융감독규정이 개정되고, 올초 그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금융회사가 가장 불편해 하던 ‘민감정보’의 클라우드로 이전 및 운영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별로 연초부터 각종 서비스를 내놓으며,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내 서비스 사업자로 보면 삼성SDS, LG CNS, SK(주) C&C,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 NBP 등 다양한 서비스 사업자들이 경쟁에 나서고 있고,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IBM, 오라클 등 외산 업체들이 가세중이다. 

열거한 업체들 외에도 더존비즈온, 이노그리드 등 중소형 서비스 사업자들도 각 사의 특성에 맞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앞세워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쟁 또한 치열하다 못해 치졸해 보이기도 한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지난 8월, KT는 목동 IDC2센터에 금융사 전용 ‘퍼블릭 금융 클라우드’ 선보였다고 발표했다. 

발표 중 재미있는 내용은 KT의 목동 IDC2센터에 KEB하나은행의 ‘GLN(Global Loyalty Network) 플랫폼’을 비롯해 ‘제로페이 포인트 플랫폼’ 등 다양한 금융 관련 서비스가 수용된다고 밝힌 대목이다. 

마치, KT가 자사 퍼블릭 클라우드에 KEB하나은행 ‘GLN 플랫폼’을 유치한 것 같은 인상을 주는 발표 내용이다. 

KEB하나은행 ‘GLN 플랫폼’은 전세계 금융·유통회사, 포인트 사업자가 각자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포인트, 마일리지와 같은 디지털자산이나 전자화폐를 서로 자유롭게 교환, 사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네트워크다.

이 아이디어 및 사업 추진 주체는 KEB하나은행, SaaS 형태의 GLN 애플리케이션 개발은 오라클, IaaS도 오라클, PaaS도 오라클과 협력을 근간으로 한다. 

KEB하나은행과 오라클은 이를 위해 지난 2018년 2월, 상가폴에서 전략적 제휴도 맺었다. 

다만, 당시 법 규정의 제약으로 인해 오라클은 불가피하게 한국내 데이터센터를 물색, KT IDC에 관련 인프라를 구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즉,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궁극의 의미에 비춰 ‘KEB하나은행의 GLN’은 KT 클라우드 센터 내 상면, 공조, 일부 하드웨어 장비 등을 이용하는 수준이다. 

분명한 것은, KT 목동 IDC2센터에 ‘KEB하나은행 GLN 유치’가 허언은 아니지만, “KT가 대놓고 내세울 클라우드 성적표”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KEB하나은행 ‘GLN 플랫폼’ 사례는 국내 리전 성격의 ‘클라우드 센터’도 없던 2018년, 오라클을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로 선택한 과정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18년 2월 기준으로는 전자금융감독규정 등 현행법 위반 가능성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GLN 플랫폼’에 사용되는 SaaS 기반 ‘GLN 애플리케이션’이 올초 개발이 완료돼 이제 본격 서비스가 가능하게 돼 법 위반 논란은 피해갔지만...

이같은 측면에서 오라클의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논란은 점입가경이다. 

얼마 전 모 경제신문에 한국오라클 톰송 대표 인터뷰가 실렸다. 

누가 봐도 오라클 PR쪽에서 전달한 것으로 보이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에 대한 그림이 논란이 됐다. 

인용한 자료의 출처가 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라고 하지만, 2018년 초 국내 데이터센터도 갖고 있지 않은 오라클 PaaS 점유율이 10%에 달하는 것으로 표기됐다. 

   
▲ 모 경제신문 한국오라클 톰송 사장 인터뷰에서 인용, 논란이 된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점유율 그림.

도대체 이 숫자는 어디서 나와서 어디로 흘러간 건지. 

앞선 한국오라클과 KEB하나은행이 ‘GLN 플랫폼’ 구축 MOU를 체결한 시점이 2018년 2월. 

그렇다면, 2018년초 기준 KEB하나은행은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PaaS 부문 10%에 달하는 만큼 비중을 차지했다는 것인지 웃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친 오라클 성향의 제조기업 등이 오라클 클라우드를 채택했다고 해도 PaaS 시장 점유율 10%는 좀 심했다는 생각이다. 

이 그림을 보면, AWS코리아와 한국오라클 격차가 고작 3%다. 

앞서 수년전부터 신한금융그룹은 적지 않은 업무를 AWS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것도 PaaS 서비스까지 포함해서.

KEB하나은행 ‘GLN 플랫폼’ 업무보다 훨씬 큰 업무들에 대한 데이터는 없이 무턱대고 오라클이 1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단다. 오라클 PR팀이 나가도 너무 나갔다. 

‘퍼블릭 클라우드’ 후발 주자로, 이제 막 ‘리전’을 설립한 오라클 입장에서 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인 PR이 필요할지는 몰라도, 이같은 엉터리 데이터를 가지고 이른바 그들의 ‘고객’을 현혹시키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들은 이미, 한국오라클의 이중성에 진저리 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웹서비스(이하 AWS)에 대한 논란도 가중되고 있다. 

지난 7월, AWS코리아 커머셜 부문을 총괄해온 장정욱 대표가 돌연 사임했다. 2018년 6월 공식 선임된 지 불과 1년여 만이다.

장 대표는 이전 염동훈 대표가 2017년 11월 앤디 재시 AWS 최고경영자(CEO)의 기술자문(TA)을 맡게 되면서 약 6개월간 대행체제를 맡아오다, 대표로 선임된 사례다. 

특히, 대표 선임 전 장 대표는 삼성그룹을 클라이언트로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장 대표 사임에 삼성그룹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WS 장 대표 사임은 전적으로 삼성그룹 매출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올초부터 들리는 얘기는 삼성그룹에서 AWS가 약 1000억원 가량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그룹이 AWS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이를 기틀 삼아 한국에서 세를 확산해 온 AWS코리아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 클라우드 회사 조이언트 인수 이후 꾸준히 삼성그룹내 주요 서비스에 대해 조이언트 이전을 검토해 왔다. 

삼성그룹 클라우드 서비스를 두고, AWS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AWS코리아는 여러 가지 형태의 이같은 시장 변화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고, ‘준비’했어야 한다. 

덧붙여 최근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는 AWS ‘MTCS 서울 리전 인증서 보기(?)’, ‘MTCS 서울 리전 인증서 진위 여부’ 이슈는,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금융권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제 개화기에 들었다. 좀 빠르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금융회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접근법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업체들간 경쟁이 과열되면, 금융회사들은 덩달아 춤추는 게 아니라, 움츠러든다. 사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총력을 다해 간신히 법을 개정하고 ‘클라우드 서비스’ 토대를 마련했건만, 업체들의 과열 경쟁으로 자칫 ‘금융 IT 사고’라도 발생하면, 금융회사 클라우드 시장은 ‘올스톱’이다. 

이제 걸음마 단계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의 경쟁은 그나마 좀 ‘마켓’이 커진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서비스’ 사업자로서, 보다 정교한 서비스 구조를 마련하면서, 금융회사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클라우드 사업자’만이 살아남는다. 

자신의 클라우드도 아닌데 마치 그런 것처럼 내세우거나, ‘리전’ 데이터센터도 없는데 사업을 유치해놓고 법 규정 따위는 무시하거나, 엉터리 데이터를 근거로 내세우는 경우는 사라져야 할 병폐다.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테마는 ‘공유와 협력’이다. 기술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서비스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이 ‘공유와 협력’의 가치를 잊으면 안될 일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

김동기 기자 kdk@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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