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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은행권 계정계 개편, ‘딜레마’에 빠지나

기사승인 2024.09.30  0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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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어난 SW·HW 비용, 인건비·복잡해진 아키텍처에 빅뱅 방식도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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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바 아키텍처에 대한 시장의 니즈가 확산되는 가운데, 계정계 개편을 준비중인 은행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체적으로 빅뱅 방식에 대한 거부감, 늘어나는 각종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등 비용, 인건비 등 부담이 늘어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은행 등이 계정계 개편을 준비 중이지만, 방향성을 아직 잡지 못하고 있거나, 계정계는 그대로 두고 정보계, 전자금융(인터넷뱅킹, 모바일 뱅킹 등), 클라우드, 인공지능 도입에 치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의 경우, 영국 소트머신의 볼트코어 도입을 준비했지만, 계획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차선책으로 최근 국민은행은 기존 자사 U-케사(KESA, KB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아키텍처)를 SK C&C 넥스코어에 접목, 새로운 프레임워크 개발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저축은행의 프레임워크 이슈가 차제에 그룹 전체가 쓸 수 있는 금융 프레임워크 개발이라는 과제로 옮겨 왔다”며 “현재는 파일럿 개발 상태로 결과를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도 적지 않은 고심이다. 

지난 5월부터 조한래 부행장 산하에 TFT까지 구성, 운영하고 있지만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사실상 논의가(주전산 계정계 리눅스 전환, 차세대 개편 등)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며 “12월 뉴원뱅킹 시스템 가동 그리고 새 IT 거버넌스 정착에 따라 내년 초 컨설팅 등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논의 중단의 배경에 대해, “대내외 악재가(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불법대출, 횡령사고 등) 이어지고 있고, 직원들이 더 이상 빅뱅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장기 로드맵을 짜기에는 현 경영진 임기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안타까운 점은, 올해 보험사, 증권사 인수 등 이유로 적지 않은 은행채를 발행했다는 점이다. 

적어도 내년에는 IT투자에 필요한 조달구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박뱅 방식에 대한 거부감은 농협은행도 적지 않다. 

약식 컨설팅에서 NH농협은행이 원하는 IT시스템을 모두 개발하는데 인건비만 1조원이 필요하다는 웃지 못할 소식이 들린 농협은행 고민도 늘어나고 있다.

경영진이 느닷없이 던진 전산센터 인력 본점 인근 이전과 맞물려 계정계 개편 화두를 안고 있지만, 천문학적인 개발비 논란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CIO 임기 적어도 3년 보장, 전산센터 인력 현행 의왕센터 근무구조 유지, 정식 6개월 이상 ISP(정보전략계획) 컨설팅이 선행돼야 한발짝이라도 진도를 낼 수 있어 보인다. 

1단계 약 2000억원, 2단계 1000억원 가량 등 막대한 IT 투자를 쏟아붓고 있는 하나은행은 여전히 C언어 버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2단계 사업 발주를 통해, 기존 C언어 기반 프로프레임을 유지하면서, 비대면 조회성·이체성 업무만 떼내어 ‘디지털 뱅킹’ 서버에서 운영하겠다는 청사진을 전했다.

신한은행이 작년에 계정계 시스템을 기존 HP-UX에서 리눅스-유닉스 서버 구조로 개편하면서, 계정계 내 비대면 조회성·이체를 별도 서버로 옮기 구조를 하나은행도 차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행 개방형 오픈 시스템 구조내 계정계 코어뱅킹 엔진이 무겁다거나, 속도의 이슈는 아니라는 게 금융IT 업계 설명이다.

비싼 오라클 DBMS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고, 코어뱅킹 슬림화를 통해 향후 자바 컨버전 개발시 시간과 비용을 줄여보자는 포석이라는 시각이다. 

금융IT 업계 한 관계자는 “그런다고 계정계 자바 도입 과정에서 비용이나 시간을 줄일 수 있어 보이지 않는다”며 “개방형 표준 시스템의 문제점, 즉 너저분한 서버, 늘어나는 관리포인트, 이중삼중의 데이터 이동 경로가 장애 유발 원인만 늘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제 대충 차세대 시스템 개발은 적어도 2000~3000억원은 우습게 투자되는 시장 환경 속에, 각종 신기술을 따라가는 데 은행들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해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  

김동기 기자 kdk@bikorea.net

<저작권자 © BI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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