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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우리은행 차세대, 가동 연기 원인과 향후 일정은

기사승인 2018.02.14  16: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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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8일 가동으로…추석 연휴까지 미뤄질 가능성 배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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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이 되면 대략 난감하다. 또 그 후폭풍은 거세게 온다.

13일 오전 우리은행(은행장 손태승)은 경영협의회를 갖고 ‘차세대시스템 가동 연기’를 최종 결정했다.

이후 우리은행, 우리FIS, 주사업자 SK(주)C&C 등은 협의를 거쳐 잠정 5월 8일 가동으로 가닥을 잡았다.

5월 5~7일(대체 공휴일)까지 3일간 휴일이 확보된 날짜로, 또 6월 30일 한국IBM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 만료일 전에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일정을 구체화하기 까지는 우리은행이 ‘넘어야 할 산’ 많아 보인다.

◆가동중단 원인 ‘오리무중’…추측만 난무 = 우리은행은 그동안 차세대 시스템 추진 과정에 대해 외부에 철저히 함구해 왔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13일 오후 조재현 우리FIS 사장은 “현재 문제점을 모두 공개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업계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2월 19일 차세대 가동 중단만 결정됐고, 향후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얘기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차세대 프로젝트 초기 계약부터 개발 단계, 최종 가동 연기까지 과정에 대한 해석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해 볼 수 있다.

우선, 짚어볼 대목은 SK(주)C&C 계약 과정이다.

우리은행은 현행 메인프레임 기반 주전산시스템 개선을 위해 지난 2015년 11월 SK(주)C&C를 주사업자로 선정, ‘차세대시스템 구축(계정계 및 마케팅/세일즈) 시스템’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사업자 선정은 2015년 11월이지만, 계약은 2016년 2~3월경 체결하게 된다. 개발기간은 26개월이다.

SK측이 투입을 계획한 인력 규모는 개발기간 26개월 기준 약 4000M/M 가량으로 추정된다.

은행측은 SK와 협상을 통해 약 3500M/M 가량으로 조정했고, 부족한 공수에 대해 우리FIS 등 은행에서 일부 인력 조달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당시 계약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며 “SK 요구보다 다소 적은 인력 규모로 계약한 것은 맞다”고 전했다.

이 약속이 발목을 잡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500여명에 이르는 우리FIS 인력중 적어도 300명 이상의 인력 상당수 은행 IT인프라 운영에 전담해 왔다. 또 은행에서 수시로 요구하는 ‘서비스 리퀘스트’에 대응해야 한다.

이광구 행장 시절, 디지털 금융에 총력을 다한 우리은행이 ‘위비뱅크’ 등 수시로 단위업무 개발 요구를 전해왔고, 이를 수행하는 당사자는 바로 우리FIS 인력이었던 것.

이 인력은 또 메인프레임 연계에 개발한 각종 단위업무를 개방형 표준계열 인터페이스도 준비해야 하는 이중고 놓였다.

덧붙여 차세대 개발 과정에서 수시로 개발에 투입되기도 하는 등 업무 압박이 강했다는 게 우리FIS 안팎의 전언이다. 당연 정교한 프로그램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라는 추론이다.

우리은행 개발에 참여한 한 인사는 “2017년 7월까지도 완성된 시스템이 거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2월에는 적지 않은 깡통 프로그램까지 나왔으니…”하며 탄식했다.

더욱이 우리은행은 2015년 하반기부터 디지털 BPR 재구축 사업을 추진, 2016년 8월 가동했다.

프로그램 개발은 LG CNS를 통해 시행됐지만, 개선된 프로그램을 영업점에 적용해야 하는 BPR 사업 특성상 우리FIS 인력에 대한 업무는 그만큼 가중됐다.

‘여신시스템’과 여신평가시스템 ‘크레피아’ 통합 작업에 대한 논란도 거듭 중이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여신시스템과 은행 자체 여신평가시스템 ‘크레피아’를 운영하며 적지 않은 영업점 불만을 들어 왔다.

두 시스템 각각 다른 애플리케이션 서버에서 각각 DBMS를 사용하다 보니, 한 화면에서 두 시스템을 연계해서 볼 수 없었다.

영업점에서 여신시스템을 열어 평가기준을 참고하려고 하면, 여신 화면을 닫고 크레피아 화면을 다시 열어야 하는 불편 등이다.

우리은행은 이 여신평가 ‘크레피아’를 여신시스템에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 작업이 예상보다 많은 인력의 투입을 요구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BI코리아 과거 인터뷰에서 “여신 거래 유형과 평가 유형을 복합적으로 매핑시켜야 하는데, 관련 적당한 개발 툴이 없어 일일이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세대 추진 과정에서 항상 여신시스템 개발에 고전하는데, 크레피아를 덧붙여 일거리를 배로 늘렸다”며 “이 사업은 차세대 사업 이전에 하거나, 이후 별도 사업으로 추진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7년 봄, 우리은행은 당시 비교적 안정권에 든 수신 및 여타 단위업무 개발 인력 중 일부를 차출해 여신시스템 및 크레피아 개선에 투입하게 된다.

이 시기 우리은행은 주사업자 SK를 비롯해 외부에 여신개발 인력 추가 투입을 요청하기에 이른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여신시스템 및 크레피아 개선을 선도개발 업무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진행됐던 우리은행 선도개발 대상은 ▲개발도구 및 환경 조기 세팅 ▲기술이슈 초기 해결 및 통합 아키텍처 정의 ▲차세대 아키텍처 필수기능 검증 ▲프레임워크 기능 검증 ▲주요 거래 유형 업무템플릿 개발 ▲상품팩토리 핵심기능 개발 완료 등이었다.

즉 가장 많은 공수 및 기간이 필요한 여신 구조 개선이 다른 여타 시스템과 동일하게 취급돼 다른 개발 부문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2017년 6월, 우리은행은 김종윤 ICT 센터장을 ‘차세대 추진단’ 산하에 ‘차세대 ICT 통합센터’ 책임자로 옮겨, 차세대시스템 가동 전체를 진두지휘토록 조치했다.

이른바 ‘전투력 있는 인사가 전면에서 업체들을 압박하겠다’는 얘기로 들렸다. 비슷한 시기 차세대 가동 5월 연기설이 외부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SK측도 2금융권 개발인력까지 우리은행에 투입했다는 후문이다.

2017년 여름께, 은행 밖으로는 여수신, 전자금융, 센터컷 등 핵심업무 개발도 미진하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그럼에도 우리은행은 9월부터 시범점(12개 영업점 및 2개 출장소) 테스트에 나서게 된다. 단위업무 프로그램 개발이 미진한 상태에서 시범점 테스트를 강행한 것.

2017년 9월 11일 우리은행에 실제로 거래한 거래내역을 기준으로 이를 재연하는 테스트 결과 수행율은 97%, 수행기준 성공률은 96%를 기록한다.

겉으로는 대체적으로 무난해 보이는 수치다. 그러나 여기에 허점이 있다.

다른 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 차세대 추진 과정에서 첫 시범점 테스트는 주로 ‘되는 거래’ 중심으로만 테스트 한다. 프로그램 개발이 미진해 안 되는 거래는 아예 테스트 대상에서 제외한다. 성공률 숫자는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되는 거래’를 기준으로 한 테스트가 아무리 100% 성공한다고 해도, ‘안 되는 거래’는 뒤에 숨어 뇌관이 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2017년 10월을 지나며 미진한 개발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11~12월 “우리은행 차세대 가동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외부 우려 목소리는 오히려 점차 커졌다.

당시 ‘가동 연기 필요성’ 근거는 2~3가지로 정리된다.

앞서 설명한 여신시스템 및 여신지원 시스템 개발미진이다. 지난해 10월초 기준, 우리은행 여신지원 시스템은 총 1700여개 프로그램 중 1000여 프로그램 개발만 완료된 상태였다.

2~3개월안에 나머지 700개 프로그램을 개발, 최상의 품질을 만들어 낸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비관론이 팽배했지만 은행에서는 이를 ‘가능성’으로 진단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은 긴급히 외부 개발자 수혈을 요청한다. 은행 차세대가 이미 전국 영업점 테스트 단계에 들었음에도 ‘품질관리’나 ‘테스트’ 인력이 아닌 개발자 요청은 이례적이었다.

은행 차세대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 막바지에 들면, 프리랜서 등 개발자들이 이탈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게 당시 우리은행 설명이었지만, 이탈한 자리에 ‘인력 수혈’은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인력 소싱업체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에서 11월부터 개발자 투입을 수시로 요청해오고 있었다. 은행측과 신뢰관계 유지 차원에서 외면할 수 없어 몇몇 인력을 접촉했지만, 우리은행에 ‘우’자만 나와도 진저리를 친다. 심지어 전화를 그냥 끊는 경우도 있다. 난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애초 개발자들이 개발을 하다가 최종 완료하지 못하고 이탈한 프로그램을 다른 개발자가 투입돼 수정, 개발하는 작업 역시 어려운 얘기다.

개발자 각각의 능력이나 은행 업무 개발에 대한 지식 및 경험, 개발한 프로그램의 다른 프로그램 영향도 등을 단시간에 파악, 최상의 산출물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17년 11월, 우리은행은 국민연금관리공단 주거래은행에 선정된다.

2018년 3월 12일까지 신한은행에서 운영 중인 ‘NPS 뱅킹 시스템’을 이관해야 하는 과제다.

우리은행은 여기서, “차세대시스템 가동을 연기하게 되면, 이관해 오는 NPS 뱅킹시스템을 메인프레임에 인터페이스해야 하고, 이후 오픈시스템에 다시 연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며 연기불가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은행 기관그룹의 요청에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 구조속에서 ‘NPS 뱅킹시스템’ 이관 팀을 급조해서 꾸리게 된다.

게다가 우리은행 일각에서는 여수신 뿐만 아니라 비대면 채널 개발 미진, 즉 전자금융 플랫폼이 EAI를 거치지 않고 FEP(Front-End Processor)에 직접 연결하면서 인터넷뱅킹 및 스마트뱅킹 성능이 예상만큼 나오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다.

스마트 뱅킹 속도 극대화를 위해 다소 변형적인 모델을 택했는데, 이 방식이 은행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2월, 우리은행 차세대 가동 연기 필요성은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낸다.

내외부 여론을 의식한 듯 우리은행-우리FIS-SK-EY한영 등은 12월 19일부터 각 부서별로 2월 가동 가능 및 불가능 사유에 대한 각 부서별 보고서를 제출받기 시작한다.

우리은행은 이를 근거로 12월 30일 워크샵을 통해 ‘2월 가동’을 최종 결정한다. 이 결정은 2018년 연초 은행 경영진에 보고됐다.

1~2월 사이 우리은행은 ‘전산시스템 교체 작업으로 인해 2018년 설 연휴동안(2018년 2월 15일 0시~2018년 2월 18일 24시까지) 입출금, 이체, 송금, 체크카드 사용을 포함한 모든 금융거래가 중단된다’는 대고객 공지를 보낸다.

업계에서는 대고객 공지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차세대 2월 가동은 기정사실화되는 듯 했다.

그럼에도 올해 2월 들어,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19일 당일 장애가 예상되며, 장애 등 이유로 ‘강제마감’을 할 수 있다는 것.

‘강제마감’은 은행이 운영 중인 모든 영업점에서 그날 처리해야 할 마감활동(시재, 출납 등 포함)이 종료되지 않을 경우 강제로 마감조치 후 곧바로 배치작업 나서는 활동을 말한다.

우리은행이 이같은 극단의 시나리오를 검토한 배경은, 1000여개 지점 중 1~2개 지점만 마감이 진행되지 않아도 배치작업에 나설 수 없고, 한국은행 기준 예치금을 맞추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었다.

은행측은 19일 당일 강제 마감 후 배치작업까지 완료하면서 오류 프로그램을 수정, 다음날 ‘원장 정정거래’ 또는 ‘기산일 거래’ 등으로 수정 처리한다는 계획까지 수립하게 됐다.

2월 12일 오전, 우리은행이 13일 오전에 ‘긴급 회의’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들렸다. 이 회의에서 19일 차세대 가동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건 뭔가. ‘설 명절 은행 거래 중단’ 대고객 공지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가동 여부를 결정한다니.

12일 오후 한 익명의 제보를 통해 1000여개 넘는 센터컷(정식명 : 온라인 자동거래 및 자동배치, 이른바 ‘자동이체’) 처리 유형 프로그램 중 약 80여개 프로그램 오류가 발견된다는 얘기가 전달됐다.

우리FIS는 19일 가동불가’를 강력히 주장했지만, 우리은행에서는 12일 밤 10시 30분까지 프로그램을 수정해 보자고 제안하며 당일 밤늦도록 개선작업에 나섰다.

프로젝트 참여 한 관계자는 “80개 로직에 대한 프로그램 수정이 어려운 건 아니었다”며 “은행, 우리FIS가 80개 로직을 제외한 나머지 1000여개 센터컷 처리유형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간, 또 이를 근거로 금융결제원 등에 일부 로직을 통보해 줘야 하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13일 새벽 2시 경, 우리은행-우리FIS-SK-EY한영 등 차세대 프로젝트 참여 핵심 담당자들은 ‘19일 가동 불가, 연기’를 결정했다.

13일 오전 10시경, 우리은행은 손태승 행장 주재 경영협의회에서 ‘가동연기’를 최종 결정했다.

◆향후 일정 및 과제 그리고 검토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 이로써 ‘대 고객 공지까지 진행된’ 우리은행 차세대는 19일 가동 중단, 연기했다.

5월 8일 가동에 필요한 새 진용을 꾸려야 하는 과제가 우리은행에 남는다.

우선 우리은행은 ‘개발인력 유지’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오전까지 취합된 정보를 보면 ▲개발자 6월까지 연장 계약 추진 ▲추가 비용 은행-SK 50% 분담설 등이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가동연기 불가’의 여러 가지 사유 중 개발자 이탈 제어 방안이 없다는 논리였다.

이미 2017년 10월부터 인력들이 이탈해 왔고, 수혈도 제대로 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우려는 이제 현실이 됐다.

이어 우리은행 차세대의 5월 가동에 필요한 선결 조건은 정확한 원인 분석이다.

‘깡통 프로그램’이 도대체 몇 개가 되고, 인력을 어떻게 재배치해 완성도를 높여야 하며, 완성된 프로그램의 품질관리 방안, 단위 테스트, 이어지는 연계 및 통합 테스트, 5월 전 적어도 1차례 이상 실시해야 하는 영업점 전점 테스트 등이 산적한 일정이다.

또 MPMO 조직의 신설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적된대로 은행 PM, SK PM, EY한영 PM 및 각 개발부서별 PL(프로젝트 리더)는 있었지만, 이 PMO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멀티 PMO는 없었다.

이 시점에서 우리은행의 선택지는 여러 가지다.

우선 ▲변경된 일정대로 5월 8일 가동 ▲9월 추석 명절 가동 ▲현 차세대 프로젝트 백지화 후 OIO 연장계약 등 시나리오가 대두된다.

앞서 설명한대로 5월 가동에 필요한 물리적 일정이 부족하다. 고작 3개월 남짓 기간이다.

업계에서는 2월 19일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하기 어려운 이유’를 면면히 들여다보면, 3개월 기간 동안 얼마나 수정이 가능할지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몇몇 프로그램 오류만 수정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는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 협력사는 2월말~3월초 계약기간 만료 후 이탈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즉 인력 유지가 버거운 형국에서 각종 테스트 일정까지, 5월 8일 가동에 필요한 모든 문제점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비관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덧붙여 새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5월 8일 가동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경우 9월 22~26일까지 추석 명절 연휴를 노려볼 만 하다.

현재 문제점을 냉철히 분석하고 일정을 다소 여유있게 확보하며 개발인력 피로도를 줄이면서 차세대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다만, 6월 30일 만료되는 한국IBM OIO 계약이 걸린다.

업계에서는 IBM OIO 계약 프로그램 중 월단위 계약(MLC, Monthly License Charge)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보는 방안을 추천했다.

적지 않은 비용을 수반해야 하지만, 또 5월 일정에 쫓겨 실효성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의 수를 대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시나리오는 ‘차세대 백지화’ 결정이다. 파격적인 제안이지만 업계에서는 오히려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프로젝트 중단 선언’ 후 메인프레임 OIO 재계약 추진을 염두에 둔 제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세대 프로젝트 전체를 백지화하는 수준까지 놓고 경우의 수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차세대 프로젝트’ 백지화를 위해 필요한 선결조건은 OIO 재계약 뿐만 아니다. ▲SK측과 책임공방 ▲각종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구입 등 문제 등 난제를 수반한다.

국내 금융권에서 ‘차세대 프로젝트 백지화 선언’ 사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2011년 BC카드가 메인프레임 기반 차세대를 개발하다, 백지화하고 기존 사용하던 오픈시스템을 수정, 보완해 운영한 적이 있다.

2012년 삼성증권도 ‘메인프레임 기반 C 언어’ 차세대를 추진하다, 백지화하고 도입한 메인프레임을 DB서버로 활용하다 수년전 오픈 시스템으로 개편한 사례가 있다.

2013년 동부화재도 당시 메인프레임 기반 차세대 사업을 추진하다 약 1500억 가량의 학습비를 지불하고 오픈시스템으로 재개발했다.

이들 금융회사의 공통점은 ▲개발산출물 중 업무에 탑재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반영, 재개발 했고 ▲당시 구입한 장비를 DB서버 등 여타 다른 업무에 적용해 손실을 최소화 했다.

또 이후 고도화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산출물을 곳곳에 반영해 오히려 업무 개선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차세대 백지화’ 선언 필요성이 나오는 다른 이유는, 5월까지 개발비가 적어도 수백억은 더 필요할 것이라는 추론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2013년 한국IBM과 5년 다년계약 총 1430억의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 계약을 체결했다. 연간 286억 가량 규모다.

가정하면, 우리은행이 차세대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하고, 프로젝트 전체 비용에 대한 정산 및 책임공방은 추후 SK측과 협상을 통해 풀어가는 한편으로 OIO 재계약을 준비하며 정보전략 계획을 새로 수립해 향후 2~3년 후 은행 IT시스템의 단계적 개편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이미 ‘빅뱅’ 방식의 쓴 맛을 봤으니, 은행 IT시스템의 단계적 개편으로 궤도를 수정하는 게 적절하다는 게 업계 여론이다.

우리은행 차세대 가동 연기는 충격적인 결정이다. 그렇다고 지금 프로젝트 기간 내내 해오던 ‘같은 방식’ 그대로 인력 운영 및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없다.

손태승 행장이 명절 당일 콜센터와 상암 센터 방문이 예정돼 있다고 알려졌다.

명절 연휴, 피로감이 높아진 개발자들의 휴식을 지원하고 이 기간 은행-우리FIS-SK-EY한영 등 경영진 및 PM, PL급이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

김동기 기자 kdk@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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