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사 이탈 움직임에 ‘화들짝’…개인화·합리적 과금체계 등 과제로
지난 2018년 차세대 가동으로 안정을 찾은 듯 했던 저축은행중앙회(회장 오화경)이 느닷없이 IT개편을 위해 컨설팅을 추진중에 있어 그 배경에 논란이 일고 있다.
결론적으로, 회원 저축은행의 불만과 니즈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IT개편 추진의 방향이 이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의 통합금융정보시스템(IFIS)은 전체 79개 저축은행 중 전산 업무 위탁에 의해 67개사의 원장을 통합 운영하고, 자체 전산을 이용하는 12개사에는 대외 연계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67개 저축은행은 여수신 등 대체적인 원장을 저축은행중앙회 IFIS에 두고 운영중이다.
최근 금융권이 초개인화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가운데, 저축은행중앙회 IFIS를 활용하는 개별 저축은행은 이 개인화 마케팅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데 있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특판상품을 출시하고, 이를 포탈사이트 등에 올려 단기에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데 이같은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한 IT서비스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원장을 자체 보유하고 있는 은행은 초개인화 마케팅, 빅데이터 활용 등 마케팅 및 영업에 한창인데, IFIS에 두고 운영중인 은행들은 다소 쳐지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른바 개별 저축은행의 타임투마켓 실현에 현 저축은행중앙회 IFIS 지원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이같은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 일이 적지 않았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경우, 저축은행중앙회 IFIS를 활용해오다가 지난 2022년 약 100억원을 투자, 이른바 여신원장을 가져오는 프로젝트를 마쳤다.
이를 통해, 소비자금융은 비대면·모집법인 상담신청, 대출심사, 기표 채권추심, 채권관리, 고객상담 등 서비스를 자체 운영하게 됐다.
이기종 저축은행중앙회 IFIS에는 수신계좌관리, 계좌개설, 이체, 여신계좌관리, 청구 및 수납, 회계처리, 정보계, 원장관리, 컴플라이언스 등만 남겼다.
우리금융그룹은 장기적으로 저축은행 IFIS 내에 남은 IT부문을 옮겨올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그룹 내 KB저축은행, 하나금융그룹 내 하나저축은행과 같이, 우리금융저축은행도 자체 IT시스템 운영을 통해 금융그룹 내 자동차 금융 등 여신부문 강화를 꾀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023년 차세대 IT시스템을 가동한 OK저축은행 역시 이기종 시스템으로 운영중이다.
여신(PL+Non-PL), 채권, 고객을 통합해 종합여신시스템으로 운영중이고, 수신(계좌), 회계, 후선 등 업무는 중앙회(IFIS)에 두고, 연계 활용중이다.
이처럼 저축은행 중 비교적 규모가 있는 은행들이 자체 IT시스템 운영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산해 나가는 데 대해 중앙회에 IFIS를 쓰는 은행들의 불만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덧붙여 ▲2021년 가동한 오픈뱅킹 시스템 잦은 장애 ▲인공지능 시스템 니즈 확산 ▲불합리한 과금 체계 등도 회원사 불만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IT 업계 한 관계자는 “어쨌건 일부 저축은행이 자체 IT시스템 운영으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저축은행중앙회가 새 IT시스템 개발을 추진한다고 해도, 몇몇 저축은행은 이탈을 준비중”이라며 “저축은행중앙회 전면적 쇄신이 절실하다”고 일갈했다.
실제로 다올저축은행, 스마트저축은행 등 움직임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관료적 문화 속에 회원사 서비스를 등한시한 중앙회의 IT부문이 휘청대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
김동기 기자 kdk@bikorea.net